홍콩한타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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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칼럼 7월 23일(목)
■ 홍콩 건물의 비밀: 홍콩 빌딩에는 왜 구멍이 뚫려 있을까?
홍콩의 해변이나 도심 길거리를 걷다 보면 수많은 건축물이 저마다 독특한 자태로 행인들의 눈길을 사로잡는다.
도시의 랜드마크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는 마천루 사이로, 때로는 눈을 의심케 하는 풍경을 만나기도 한다. 수십 층 높이의 매끈하고 현대적인 아파트나 상업 빌딩 한가운데, 마치 무언가에 파먹힌 듯 커다란 네모 구멍이 뻥 뚫려 있기 때문이다.
리펄스베이빌딩=wikimedia
"도대체 왜, 분양 면적 손실만 수십억에서 수백억 원에 달하는 이 금싸라기 공간을 비워두었을까?"
현대 건축학이나 자본의 논리 기준으로는 선뜻 이해하기 힘든 의문이 생긴다.
세간에서는 이 기이한 네모 구멍을 두고 홍콩이라는 도시를 설명하는 가장 매혹적인 키워드로 ‘풍수지리(風水地理)’를 꼽는다. 그러나 정밀하게 들여다보면 그 구멍 뒤에는 민간의 신앙보다 훨씬 복잡하고 현실적인 자본주의적 해법이 숨어 있다.
가장 널리 알려진 민간의 해설은 '용문(龍門, Dragon Gate)' 이야기다. 태평산(Victoria Peak)에 사는 신성한 용이 매일 아침 바다로 내려가 물을 마시고 돌아가는데, 빽빽한 아파트가 그 길(용맥)을 막으면 도시 전체에 불운이 닥친다는 풍수적 해석이다.

하지만 실제 건축학자와 도시계획가들의 시각은 훨씬 냉철하다. 이 구멍의 실상은 도시 열섬 현상을 방지하고, 해안가 병풍형 건물로 인해 뒤쪽 주민들의 조망권과 통풍이 차단되는 것을 막기 위한 '극히 현실적인 법적 규제'의 산물이다.
해안가 개발 허가를 받기 위해 법적·환경적 가이드라인에 맞춰 구멍을 뚫은 뒤, 개발업체들이 이를 '신비로운 용의 길'이라는 흥미로운 스토리텔링으로 포장해 프라이빗하고 고급스러운 가치를 매긴 '마케팅의 승리'인 셈이다.
비단 구멍이 뚫린 건물뿐만 아니라, 세계적인 금융 기관이 밀집한 센트럴 한복판 역시 이러한 상징성이 자본의 힘과 결합한 대표적 현장이다.
중국은행 타워 (Bank of China Tower): 세계적 거장 I. M. 페이가 설계한 70층 높이의 초고층 빌딩이지만, 삼각형 유리창과 날카로운 모서리가 마치 도시 전체를 겨누는 '칼날(살기)'처럼 보인다는 비판에 직면했다.
완공 직후 정면에 위치한 영국 총독 관저의 총독이 건강 악화를 겪자 마당에 버드나무를 심어 액운을 막으려 했다는 일화는 유명하다.
hsbc빌딩=wikimedia
HSBC 홍콩 본점 빌딩 (HSBC Main Building): 노먼 포스터가 설계한 이 건물은 바다의 재물운을 흡수한다는 의미로 지상 1층을 벽 없이 텅 비운 필로티 구조로 설계되었다.
이후 맞은편 중국은행 타워의 날카로운 모서리가 자사를 향하자, 옥상에 유지보수용 크레인 2대를 마치 '대포'처럼 정면 조준하여 맞대응을 펼치기도 했다.
이처럼 홍콩 빌딩의 구멍과 풍수 논란을 단순히 "초고층 빌딩을 짓는 첨단 도시에서 여전히 미신을 믿는다"는 식의 낭만적 신비주의로만 바라보는 것은 본질을 놓치는 일이다. 그렇다고 이를 단순한 눈속임이나 상술로만 치부할 필요도 없다.
본질은 '바람길과 조망권을 확보해야 하는 도시계획상의 법적 규제'라는 지극히 현실적인 필요가, 오랫동안 내려온 대중의 관습적 정서, 그리고 이를 민첩하게 상품 가치로 포장해 낸 자본의 기지와 결합했다는 점이다.

수조 원의 자본이 오가는 현대 금융 도시의 한복판. 사람들은 건축적 필요에 따라 바람이 통하는 길을 비워두고, 거기에 '용의 숨결'이라는 도시 고유의 이야기를 입혀 문화적 브랜딩으로 활용한다.
차가운 콘크리트와 정교한 계산기 너머, 실용적 필요와 대중적 상상력이 절묘하게 교차하며 만들어낸 다채로운 스펙트럼. 그것이야말로 홍콩이라는 도시를 거닐며 발견하게 되는 흥미로운 관전 포인트이자, 도시 문화를 바라보는 또 하나의 색다른 시선일 것이다.
While popular legend claims that the large rectangular cutouts in Hong Kong buildings (such as The Repulse Bay) are "Dragon Gates" (龍門) designed for sacred mountain dragons to reach the ocean, the reality is rooted in urban planning. These holes are primarily required by environmental regulations to prevent urban heat islands and maintain ventilation and scenic corridors for surrounding neighborhoods.
Property developers cleverly rebranded these mandatory architectural compromises into romantic "feng shui" narratives. By packaging building regulations with local folklore, they transformed functional cutouts into a unique marketing strategy that boosted property values.
This blending of symbolism, functionality, and capitalism is also evident across Central:
Bank of China Tower: Designed by I. M. Pei, its sharp geometric edges were criticized for casting negative energy ("sharp air" or shāqì), prompting the nearby Governor's Mansion to plant willow trees to ward off bad fortune.
HSBC Main Building: Designed by Norman Foster, its open ground-floor lobby was built to invite sea breeze and good fortune, while maintenance cranes on the roof were repositioned like "cannons" to counter the sharp angles of the Bank of China Tower.
Hong Kong’s unique building designs are neither mere superstition nor simple marketing tricks. They represent a fascinating intersection where practical urban development laws, cultural traditions, and capitalist ingenuity merge to create the city's distinctive modern identity.
홍콩한타임즈 이유성 발행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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