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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한국국제학교] 글로 여는 오후 '북한 친구들에게 보내는 편지' - 홍콩한국국제학교 6학년 김민준
  • 기사등록 2026-09-23 17:2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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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 북한 친구들에게

안녕, 북한 친구들아! 잘 지내니?

나는 홍콩한국국제학교에 다니고 있는 초등학교 6학년 학생이야. 오늘은 너희에게 우리가 함께 통일을 이루면 왜 좋은지 이야기하고 싶어서 이렇게 편지를 써.



최근에 우리 가족은 홍콩에서 기차를 타고 15분 정도 걸리는 중국 선전에 다녀왔어. 연화산공원에 있는 덩샤오핑 동상을 보며 그에 대해 알아보기 위해서였지. 


혹시 예전에 홍콩이 영국의 식민지였다는 사실을 알고 있니? 홍콩의 반환을 둘러싸고 민주주의 체제의 홍콩과 사회주의 체제의 중국 사이에는 여러 갈등이 있었어. 이때 덩샤오핑은 서로 다른 체제를 인정하면서 대화를 통해 협상을 이끌어 냈고, 홍콩이 중국에 평화롭게 반환될 수 있도록 ‘일국양제’라는 방안을 제시했단다. 


서로 다른 체제라도 대화를 통해 갈등을 풀어가는 과정이 우리 남과 북의 모습과도 닮았다는 생각이 들었어. 그리고 전 세계에서 여전히 분단국가로 남아 있는 곳은 우리나라뿐이라는 사실도 알게 되었지.


사실 나는 예전에 통일에 대해 큰 관심이 없었어. 하지만 이번 백일장 대회를 준비하면서 남북 통일에 대해 깊이 고민하게 되었고, 우리가 통일을 이루면 정말 좋은 점이 많을 거라는 믿음이 생겼어.


먼저, 지금은 막혀 있는 땅길이 다른 나라들과 연결되면서 교류가 훨씬 활발해질 거야. 또 영화 <코리아>에서처럼 남북이 하나의 팀으로 스포츠 대회에 참가해 함께 우승을 차지하는 감동적인 순간도 만들 수 있겠지. 이처럼 통일이 되면 경제적으로나 문화적으로 수많은 기회가 생기고, 남북의 사람들이 서로를 더 잘 이해하며 가까워질 수 있을 거야.


이 편지를 통해 너희도 통일에 대해 한 번쯤 생각해 보고, 관심을 가지게 되면 좋겠어. 언젠가 남북이 하나가 되어 너희와 손을 잡고 자유롭게 전 세계를 여행할 수 있는 날이 오기를 꼭 기도할게.

그럼 건강하게 잘 지내!

안녕!


홍콩에 살고 있는 민준이가


<글 읽기: 어제를 기억하고, 오늘을 생각하며, 내일을 기대한다는 것>

글 읽기: 어제를 기억하고, 오늘을 생각하며, 내일을 기대한다는 것

어린 시절, 제가 학교에서 들었던 북한에 대한 이야기는 두 가지였습니다. 반공과 통일. 그러면서 제가 배운 것은 ‘김일성은 나쁘다’와 ‘통일을 해야 한다’는 것이었죠. 그 시대만 해도 통일에 대한 염원은 매우 강했고, 북한 체제의 붕괴에 대한 기대 역시 강하게 교육하던 시기였습니다.


어느덧 그때로부터 30년 이상이 지나고, 지금의 세대에게 북한은 뭐랄까, 강 건너 불구경하듯 바라보는 여러 나라 중 하나로 인식되는 것처럼 보입니다. 북한의 지도자를 희화화하고 북한 주민들의 어려운 삶을 안타깝게 생각하기는 하지만, 같은 민족으로서 통일이 왜 필요한지, 통일을 위해 우리가 무엇을 할 수 있는지에 대한 관심과 열망은 예전보다 많이 희미해진 것 같습니다.


학생들에게 학교에서 역사를 가르치면서 저는 항상 이런 이야기를 합니다.

우리가 역사를 배우는 이유는 과거의 일을 단순히 기억하기 위해서가 아니다. 과거의 역사는 우리에게 가르침을 주고, 역사가 다시 반복되는 순간 우리는 더 나은 선택을 할 수 있다. 역사는 기록된 과거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오늘의 현재를 판단하게 하는 근거이며, 더 나은 내일을 만들어 가기 위한 가장 중요한 지식이다.


이번에 민준이가 북한 친구들에게 보내는 편지를 읽으며 저는 문득 이 말이 통일에 대해서도 똑같이 적용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민준이는 중국 선전에서 덩샤오핑의 동상을 보며 홍콩과 중국의 관계를 생각했고, 서로 다른 체제 속에서도 대화를 통해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과정을 바라보았습니다. 그리고 그것을 남과 북의 현실과 연결해 생각했습니다. 어쩌면 역사를 배운다는 것은 바로 이런 것이 아닐까요? 과거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를 아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그것을 통해 오늘 우리가 어떤 선택을 해야 하는지 생각하는 것입니다.


새로운 변화가 몰려오던 개화기의 시점에 우리나라의 개혁 정책은 결국 충분한 성과를 이루지 못했고, 그 결과 조선이라는 나라 자체가 역사 속으로 사라지는 일이 벌어졌습니다. 선조들의 노력과 시대적 흐름 속에서 우리는 다행히 광복을 맞이했지만, 이후에도 수많은 갈등과 분단, 전쟁을 겪어야 했습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우리가 했던 수많은 선택과 판단은 오늘날의 대한민국을 만들어 왔습니다.

대한민국이 지금 세계적인 경제·기술 강국으로 성장할 수 있었던 것도 수많은 도전과 선택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우리보다 경제적으로 앞서 있던 나라들도 쉽게 도전하지 않았던 반도체 산업에 1980년대부터 과감하게 투자하고 도전했던 것처럼, 역사를 통해 과거의 선택을 돌아보고 새로운 길을 선택했던 순간들이 오늘의 대한민국을 만들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역사를 가르치는 일이 단순히 과거를 전달하는 일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역사를 통해 학생들이 어제를 기억하고, 오늘을 생각하며, 내일을 기대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야말로 역사교육의 중요한 역할이라고 믿습니다.


그리고 이것이 바로 우리가 통일을 바라보는 자세에도 필요한 것이 아닐까 합니다.

분단의 역사를 기억하는 것은 과거에 머무르기 위해서가 아닙니다. 왜 우리가 갈라졌는지, 그동안 서로에게 어떤 아픔이 있었는지를 기억해야 같은 아픔을 되풀이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오늘의 남과 북을 바라보며 서로 다른 현실을 이해하고 대화해야 하며, 아직 오지 않은 통일의 내일을 상상할 수 있어야 합니다.


민준이의 편지에는 거창한 정치적 주장보다 한 아이의 작은 바람이 담겨 있습니다. 언젠가 남과 북이 하나가 되어 함께 손을 잡고 자유롭게 세상을 여행하고 싶다는 바람입니다. 어쩌면 통일에 대한 우리의 첫걸음도 이렇게 작은 관심에서 시작되는 것인지 모릅니다.

통일은 당장 이루어지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우리가 살아가는 동안 어떤 모습으로 이루어질지도 알 수 없습니다. 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더욱 역사를 기억하고, 현재를 제대로 바라보며, 미래를 준비해야 합니다.


어제를 기억하는 것은 과거에 머무르기 위해서가 아니라 더 나은 오늘을 선택하기 위해서이고, 오늘을 생각하는 것은 더 나은 내일을 준비하기 위해서입니다. 그리고 내일을 기대한다는 것은 아직 오지 않은 미래를 우리가 함께 만들어 갈 수 있다고 믿는 것입니다.

저는 홍콩에서 우리 역사를 가르칠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함과 동시에 또 다른 희망을 느낍니다. 특히 제가 일하고 있는 홍콩한국국제학교는 홍콩에서 한국 역사 수업을 정기적으로 편성해서 수업하는 유일한 학교이기에 더 큰 책임감을 느끼게도 됩니다. 그리고 오늘 민준이가 쓴 한 통의 편지가 언젠가 우리가 맞이할 내일에 작은 씨앗 하나가 되기를 바랍니다.

어제를 기억하고, 오늘을 생각하며, 내일을 기대하는 것.

어쩌면 그것이 우리가 역사를 배우는 이유이고, 통일을 꿈꾸어야 하는 이유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지도교사 : 시인 김동환

제주 출생.

2024년 서정문학 상반기 신인상 등단

4.3 전국 청소년 문예공모 대상

적도문학상 수상 외

(현) KIS 한국과정 국어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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