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한타임즈
토요 문학 산책
-홍콩서정(香港抒情)-
목에 걸려 있던
돌알갱이 하나 툭, 던졌다
맞은 아들이 꺄륵, 웃는다
나는 통증으로 던졌는데
너는 웃음으로 받는구나
바다를 가둔 눈 속
파도치던 서늘함이
슬며시 올라간 입꼬리에
툭, 걸린다
흘러내리지 못하고
네 웃음소리에 섞여 부스러진다
수평선 너머 기울어진 빛이
침대 속으로 깊게 파고들면
하루는 서로의 숨소리를 베고 잠든다
이미지-AI생성
[시작詩作 노트]
홍콩에서의 삶은 때로 숨 가쁜 고단함의 연속이었습니다. 낯선 타국 생활이 처음도 아니건만, 세월의 흔적이 묻어나는 미드레벨 에스컬레이터처럼 제 삶 또한 삐걱거리며 하행하는 듯한 기분에 젖곤 했습니다.
가족이라는 존재는 참 오묘합니다. 때로는 나를 든든하게 지탱해 주는 기둥이지만, 때로는 어깨를 무겁게 짓누르는 짐처럼 느껴지기도 합니다. 마음을 다스리지 못해 참다못해 내뱉은 말들이, 가장 가까운 이들에게 날카로운 상처가 될 줄 알면서도 멈추지 못할 때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럴 때마다 저를 다시 일으켜 세운 것은 아이의 순수한 웃음이었습니다. ‘가장’으로서 늘 무언가를 가르쳐야 한다고만 생각했는데, 오히려 아이의 투명한 반응을 보며 삶을 대하는 법을 거꾸로 배우게 됩니다. 이 시는 그 서툰 미안함과 고마움을 담아낸 작은 기록입니다.
아침과 저녁, 미드레벨 에스컬레이터의 운행 방향은 바뀝니다. 내려가기만 하던 제 마음도 가족이라는 사랑 덕분에 다시 상향하며 나아갈 수 있기를 간절히 소망해 봅니다.
시인 김동환
제주 출생.

2024년 서정문학 상반기 신인상 등단
4.3 전국 청소년 문예공모 대상
적도문학상 수상 외
(현) KIS 한국과정 국어교사
